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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데즈컴바인` 브랜드에 산은 IP펀드 100억 투자

입력 : 
2013-04-23 17:26:07
수정 : 
2013-04-23 20: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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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이어 상표권에도 투자…창조금융 문 넓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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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겪던 중소 의류업체 사장이 지식재산권(IP) 펀드에 상표권을 매각하며 1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관심사다. 화제의 주인공은 1990년대 후반 '옹골진'이라는 이름으로 대히트를 친 박상돈 코데즈컴바인 회장.

그는 12세 때 충남의 한 시골 마을에서 무작정 상경해 동대문 한 피복공장에서 재단사로 패션업에 발을 들여놨다.

이후 옹골진, 마루, 노튼 등 유명 캐주얼 브랜드로 대박을 터뜨렸다. 10여 년 전 '코데즈컴바인'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굴지의 패션기업을 일궜다. 2008년에는 코스닥에 우회 상장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회사는 2007년 세무조사로 직격탄을 맞았고, 재고가 쌓이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2011년 매출 2223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했던 코데즈컴바인은 2012년에는 매출이 1996억원으로 줄고, 1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자라(ZARA), 유니클로 등 외국계 SPA(제조ㆍ유통 일괄형 의류)의 거센 도전 앞에 '토종 SPA'는 힘없이 무너지는 듯했다. 차입금도 크게 증가했다.

박 회장은 지난 12일 개인 소유 빌딩인 바우하우스를 777억원에 패션그룹 형지에 매각하며 자구 계획에 나섰다. 빌딩 매각 자금으로 500억원대 은행 빚을 갚고 빚 없이 사업을 다시 시작해 보자는 마음에서였다.

이런 회사에 다시 서광이 비쳤다. KDB산업은행이 이 회사의 상표권(브랜드) 가치에 주목해 대규모로 투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ㆍ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은 지난 1월 만든 IP 전문투자펀드를 통해 코데즈컴바인 상표권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상표권을 담보로 인정하고 대규모로 투자가 이뤄진 첫 사례로 주목된다.

특허를 담보로 한 IP 금융이 '창조금융'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상표권이 IP 투자의 새로운 영역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IP 금융 대상이 크게 확대되는 첫 투자 사례다.

박 회장은 "기존 은행권에서 부동산이 없으면 대출은 상상할 수가 없었지만 브랜드를 담보로 사업을 재개할 희망을 갖게 됐다"며 "아이디어, 브랜드로 창업을 하는 기업에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진정한 창조경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자는 세일&라이선스 백(Sale & License Back)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코데즈컴바인이 보유한 코데즈컴바인 우먼, 코데즈컴바인 이너웨어 등 90개 국내외 상표권을 IP 펀드가 100억원에 매입하되, 일정 사용료를 내고 상표권은 계속 회사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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