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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中企엔 `세일 & 라이선스 백`

입력 : 
2013-01-23 17:22:24
수정 : 
2013-01-23 17: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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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 매각·라이선스는 유지
기업-금융사 윈윈 모델 부상
◆ IP금융이 뜬다 1부 / ③ 대학ㆍ중기 희망주는 IP금융 ◆

서울우유는 우유에 제조시간과 유통기한을 동시에 표기하는 마케팅으로 소비자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우유를 사서 보관하는 온도 등 조건에 따라 변질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과거 보관 환경을 표시해 줄 수 있으면 어떨까. 비정상 온도에 노출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지시계(TTIㆍTime-Temperature Indicator)는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개발된 기술 상품이다. 이 상품을 개발한 '인디텍코리아'는 2009년 10월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자본금이 5억원에 불과하지만 기술 하나로 글로벌 기업인 3M과 손을 잡게 됐다.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지면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3조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정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관련 특허를 기반으로 투자금을 유치했다. IP 투자 전문 기업인 아이-디스커버리(Intellectual Discovery)에 특허권을 매각하되 라이선스는 그대로 유지하는 '세일&라이선스 백(Sale & License Back)' 방식으로 이뤄졌다.

인디텍코리아는 이 방식으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유치한 최초 사례로 꼽힌다. 비슷한 시기에 '컬러코드'를 개발한 '칼라짚미디어'도 이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했다. 컬러코드는 바코드, QR코드에 이어 새로운 데이터 표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세일&라이선스 백'은 특허권 보유 기업이 특허권을 매각(Sale)하고 다시 라이선스를 받아와 특허권을 사용하는 모델이다. 협상에 따라 투자자에게 특허권 사용 기간 중 라이선스료를 낸다. 일정 기간이 지나 자금 여력이 생기면 특허권을 재매입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특허를 매각하면 기업을 뺏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세일&라이선스 백'을 이용하면 보유 기술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은 일정 기간 후 특허를 다시 가져오는 조건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고 금융사는 안정적인 라이선스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금난으로 '깔딱고개'에 있는 중소ㆍ중견 기업들이 숨통을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백만기 김앤장 변리사는 "기술이 우수한 기업도 초창기 투자 확대로 '죽음의 밸리(Death Valley)'라는 자금난 시기를 겪게 된다"며 "이를 넘어갈 수 있게 IP 관련 금융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홍일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대표는 "투자자들이 특허를 부동산처럼 새로운 담보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 우수한 지식재산권을 조기에 발굴하고 성공적 사업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뉴욕, 매디슨, LA, 샌프란시스코 = 박용범 기자 / 금융부 = 김유태 기자 / 모바일부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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