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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1000억 규모 IP펀드 설립

입력 : 
2013-01-21 15:46:57
수정 : 
2013-01-21 19: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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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대상 역대 최대 IP펀드…기업銀.우리銀도 나설 듯
KDB산업은행이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지식재산권(IP) 펀드를 설립한다.

기존 부동산 담보 위주의 여신관행에서 탈피해 IP가 하나의 새로운 담보로 인정받고,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 펀드가 조성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기업이 보유 중인 IP를 독립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인식해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 펀드를 IP전문 투자회사인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에 맡겨 운용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외에도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IP를 매개로 한 중소.중견 기업 투자에 나서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가칭 '우리사랑동행' 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기술 우수기업에 대해 1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수 IP를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는 재무제표 등 심사요건에 미달하더라도 이를 완해 금융지원에 나서는 방식이다.

이에따라 IP가 중소기업들의 새로운 금융담보로 인정받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IP(Intellectual Property)펀드는 IP를 독립적인 자산으로 인식, 이를 매개로 한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다. 미국에서는 활발하게 설정돼 다양한 투자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관련 투자자 부재, IP 평가 수단 부재 등으로 거의 투자 사례가 없었다.

순수 민간 IP펀드는 지난해 10월 산업은행이 조성한 250억원(팬택 특허 등에 투자) 규모의 펀드가 유일했다.

김윤태 산업은행 투자금융부분 부행장은 "담보 위주의 여신 관행에서 탈피한 IP 금융을 통한 신금융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이번 펀드 설립으로 중소.중견기업이 보유한 IP를 기반으로 기업은 금융조달 방법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세일즈 앤 라이선스 백(Sales & License Back) ▲IP 유동화 ▲IP 풀(pool) 조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세일즈 & 라이선스 백'은 기업이 보유한 IP를 투자자에게 매각하지만 IP를 그대로 이용하며 기술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부동산을 매각한 뒤 리스료를 내며 그대로 사용하는 '세일즈 & 리스 백'과 개념이 유사하다.

우리나라는 특허출원 수가 세계 5위에 이르는 강국이다. 그러나 IP 분야가 양적인 성장에만 치우쳤고, 중소기업들의 우수한 IP가 제대로 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기술무역수지는 2001년 20억 2400만달러 적자에서 2011년 58억 6000만달러로 적자폭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 부분을 재정에 의존한 R&D로 메꿔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급자 위주의 재정투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IP금융 활성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자를 결합해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 활동이 이뤄지는 생태계가 조성되면 자연스레 재정부담을 덜어가면서 민간 위주의 IP산업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김홍일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대표는 "IP를 담보로 한 금융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면 중소기업들의 고질적인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용 유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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