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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시장에 금융자본이 몰려든다

입력 : 
2013-01-20 17:59:07
수정 : 
2013-01-21 16: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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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사모펀드 가세 `지재권금융` 키워
불황없는 2400억弗 시장…7년새 2배↑
◆IP금융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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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에 위치한 특허관리회사인 '아카시아리서치' 본사. 회사 관계자들과 금융계 투자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다. 최근 들어 이 회사에는 기업이 아닌 금융계 인사는 물론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업계 큰손들의 방문이 잦다. 세계적인 IT기업들도 늘 이 회사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특허 관련 소송과 거래 등을 통해 수입을 올리는 전형적인 '특허괴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2006년 이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36%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조너선 토브 아카시아리서치 전무는 이제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 문제는 산업계 전쟁이 아니라 금융과 자본의 전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토브 전무는 "특허 관련 자산은 다른 자산과 달리 급성장하고 있어 새로운 투자 자산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재무적 투자자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계 투자은행인 산탄데르 출신인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 특허 관련 금융투자가 금융계의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부촌인 비벌리힐스의 특허관리회사 'ICAP 특허브로커리지' 대표인 딘 베커 씨도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연초부터 세계적인 투자은행, 사모펀드와 회의를 갖고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 산업이 금융산업과 접목되며 새로운 금융 분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1년 국가 간 지식재산 라이선싱(거래) 시장은 2400억달러에 달했다. 2년 만에 20%나 성장했다. 1000억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7년 만에 시장은 2.5배 성장했다. 대학에서 출발한 특허관리회사가 펀드로 진화한 사례도 있다. 위스콘신대학 특허관리재단인 WARF는 특허를 수익화한 종잣돈을 불려 24억달러를 굴린다. 캐리 톰 WARF 투자담당 이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년간 평균 수익률이 17.09%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특허괴물로 꼽히는 인텔렉추얼 벤처스(IV)가 굴리는 50억달러의 펀드 이면에는 세계적인 펀드와 대학 기금이 즐비하다. JP모건, 맥킨지 등이 위임받은 신탁재산뿐 아니라 펜실베이니아대, 코넬대, 브라운대, 밴더빌트대 등 미국 명문 대학 재단이 대거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 분야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4대 그룹과 포스코, 한국전력 등이 참여한 아이-디스커버리가 2010년 7월 설립돼 본격적인 투자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미약하다. 백만기 김앤장 변리사는 "이제 지식재산을 주식ㆍ채권과 같은 투자상품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새 정부가 신설할 미래창조과학부의 핵심은 지식재산 분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용어정리> IP(Intellectual Property) 금융 : 지식재산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각종 금융활동. 특허를 담보로 이뤄지는 대출, 자산유동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허 전문기업에 대한 재무적 투자도 넓은 의미의 IP금융에 포함된다.

[기획취재팀 (뉴욕, 매디슨, LA, 샌프란시스코) = 박용범 기자 / 김유태(금융부) 기자 / 이동인(모바일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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